(Charles Maublanc, Communication and event manger, Ecole42 Paris)

Ecole42 Paris에는 “Communication and event manager”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소통과 이벤트 관리자?
뭔지 모르지만 한글로 번역해보니 전혀 이해되지 않네요.

Ecole42 USA에는 “Corporate Relations Manager”라는 직책도 있습니다.
기업관계 관리자?
더욱 이해되지 않네요.
아니, 학교가 기업이랑 무슨 관계를 쌓지?
역시 이해되지 않는 직책입니다.

“Alumni Manager”라는 직책도 있습니다.
“동문회 관리자”
윽, Ecole42는 동문회 관리도 학교에서 하나?

재미있습니다.
Ecole42는 도대체 뭐하는 학교길래 이렇게 친목을 좋아할까?
궁금했습니다.

….

는 거짓말이고…
북미권, 특히 실리콘밸리에도 이런 역할이 있습니다.
DevRel 이라고 부르죠.
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모릅니다.

Event Manager 와 DevRel과의 차이.
유럽쪽 시각과 북미쪽 시각이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DevRel …
용어가 생소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DR, Developer Relations 의 준말입니다.

그런게 있었나?
당현히 모릅니다.
보통 회사엔 없거든요.
개발자 채용이 중요하고 상시화된 기업들에게만 있습니다.

이게 무엇이고, 왜 있을까요?
한번 알아봅니다.

Developer Relations

(DevRel Awards)

개발자는 무엇으로 친해질까요?

“술로 친해진다.”

땡, 이 세계를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친구들도 없진 않겠지만,
술은 일반적으로 개발자에게 의미있는 사교수단이 아닙니다.

개발자들은 보통 개발자 아이템(키보드, 마우스)이나,
기술경험, 유사 관심사 등으로 친해집니다.
실력향상과 직장이직, 연봉향상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서로 공감할만한 비슷한 경험이 있거나 프로젝트에서 함께 고생했다면, 찐한 동료의식까지 생기게 됩니다.

개발자도 기술자입니다.
개발자 세계에도 엔지니어 세계 특유의 그런 분위기가 있죠.

개발자들은 이런 관계 속에서 회사를 옮기거나,
사회적 기여를 하거나, 기술적 진화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자기만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계를 통칭해서 Developer Relations 라고 부릅니다.
직역하자면 … 뭐 당연한 이야기려나요?

하지만 DevRel 이라는 단어는 개발자들끼린 잘 쓰지 않습니다.
주로 IT회사의 마케팅부서가 많이 쓰죠.

언제 시작되었을까?

(테크 컨퍼런스는 기본적으로 실습을 동반한다.)

구글링을 해보면 기원이 1980년대 애플 개발자커뮤니티까지 올라갑니다.
하지만 뭐…
그건 진짜 “기원”에 대한 이야기고, 현실적으로는 어떨까요?

2006년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됩니다.
구글이 사내에서 Geo Developer Day란 걸 열면서 말이죠.

“Google Earth” 때문인데 데이터가 커서 설치형으로 파는게 불가능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Map API 로 필요한 부분만을 발췌해서 쓸 수 있게 해주었죠.
단 개발자가 코딩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설명도 해주고 예제도 보여주고 개발하는 것도 지켜봐줬죠.

2007년 Google은 이를 아예 Developer Day 란 걸로 확대합니다.
그리곤 지도 뿐 아니라 mashup, Gaget, GWT, gears 같은 여러 기능들도 선보이죠.
아예 여러가지 재료들을 던져주고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어보라는 겁니다.
누구에게? 개발자들에게 말이죠.

소프트웨어 부품시장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소프트웨어 부품시장”이 형성됩니다.
API, SDK 형태의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2008년에는 아예 일을 크게 벌입니다.
Google I/O 라고 이름을 바꿔 붙이고,
당시 모든 핵심제품들을 이 행사로 발표합니다.
Android, Wave, App Engine, Chrome 등이죠.

2010년 전후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자,
이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트위터 API를 이용해 수많은 앱들이 쏟아져 나온거죠.
당시 트위터 API는 무료였고,
앱을 만들면 광고를 통해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트위터는 폭발적인 성장을 합니다.
왜? API, SDK를 개발자들이 막 가져다 썼기 때문입니다.
엄청, 대따시 많이 말이죠.

개발자, 고객이 되다.

(개발자의 비용지불 모델)

이 과정을 지나면서 “개발자의 역할”은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한 Maker 에서 Creater로,
소프트웨어 기능제품(부품)의 Buyer 이자 Seller로
큰 손 역할도 하게 됩니다.

개발자가 API를 써서 “앱”을 만들면,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그냥 앉은 자리에서 받을 수 있게 되었죠.
플랫폼 회사들은 “개발자”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개발자 행사들이 열리고, API, SDK 등을 그 자리에서 홍보합니다.

아예 전문적인 사람들까지 생겼는데 그게 바로 에반젤리스트(Evangelist)입니다.
이 이야기도 좀 긴데 지금은 넘어갑니다.

하나의 제품은 하나의 API 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Google Map API를 쓰면서, Facebook id를 쓰기도 하죠.
즉, 하나의 API 판매만으로는 개발자들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힘듭니다.

“제가 Facebook API 를 써서 동문회 관리 앱을 만드는데요.
SMS API도 쓸 수 있게 해주시면 안되나요?”
기업으로 요청이 들어옵니다.
그러자, 지식공유가 단방향 전달방식에서 양방향소통방식으로 바뀝니다.
개발자 그룹들과 말이죠.
이런 활동들도 통칭해서 DevRel 이라 부르게 됩니다.

단독형에서 조립형 시장으로

(2020년 스타트업 생태계, 한 기술로만 만들어진 기업은 거의 없다. 출처: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지메일 등 인터넷서비스가 확산되자
설치형 소프트웨어는 더이상 팔리지 않게 됩니다.
엑셀, 파워포인트마저도 위협받게 되죠.
기업도구들마저 인터넷 기반으로 출시됩니다.

기술구조가 복잡해지고 규모가 커지게 되자
큰 돈이 있어도 한번에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습니다.
대기업이 독점하는 방식으론 쓸만한 앱이 나오기 힘들어지게 되죠.
통합하고 협력해야만 쓸만해지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시장이 단독형에서 조립형으로 빠르게 전환됩니다.
자본시장도 시설을 만드는 방식에서 생태계를 만드는 방식으로 변화하죠.
그 전환도구들이 Open API, Open Source, Open Data 입니다.

제조업에 비유하자면, “소프트웨어 부품시장”이 형성된겁니다.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카카오맵을 띄우면 지도중심에 우리집이 나옵니다.
IP Targeting API 때문입니다.

카드를 쓰면 문자메시지가 날아옵니다.
SMS API 때문입니다.

웹을 열면 덕지덕지 광고가 나옵니다.
광고 SDK 덕분이죠.

우리나라에도 이런 소프트웨어 부품기업들이 많습니다.
일반인들이 잘 모를 뿐이죠.

초연결의 시대

(개발자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비즈니스 모델들)

4차 산업혁명시대는 통신을 기반으로 여러가지가 융합되는 시대입니다.
복잡한 기능이 간단히 사용될 수 있고,
그게 부품화되어 다시 또 복잡하게 엮입니다.
그래야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지는 시대입니다.

스마트폰이 그렇고, 사물인터넷이 그렇고
스마트공장이 그렇고 머신러닝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부품시장은 일반인의 영역이 아니죠.
개발자가 있어야 존재하는 시장입니다.
그런데 개발자가 없습니다.

개발자가 있어야 뭐라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게 중요해집니다.
“자본을 가진 회사가 기술을 가진 개발자와 연결되는 것.”

DevRel 이 조용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플랫폼을 지향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조직이 됩니다.
이 가치를 아는 기업들은 조용히 하나둘씩 조직을 만들고 있습니다.

DevRel, 무슨 일을 하는가?

단순하게는 “채용”이 있습니다.
경력자를 스카웃하고, 신입사원을 발굴합니다.
필요한 개발자를 필요한 때에 “채용”합니다.

유명한 Gitlab.com 의 채용공고를 살펴봅시다.

(Gitlab의 DevRel 팀장 채용공고 : 하는 일)
  1.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블로그 포스팅을 하거나, Gitlab, DevOps 등에 대한 만남(meetup)을 조직하는 “에반젤리스트”의 수를 늘릴 것
  2. 과정을 쉽게 하고, 격려를 통해 Gitlab에 기여하는 커미터숫자를 높일 것
  3. 교육기관이나 교육목적으로 Gitlab 사용학생들 숫자를 늘릴 것
  4. 설치형이든 가입형이든 Gitlab 을 이용하는 학생숫자를 높일 것
  5. Gitlab 에 대한 유효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토론채널(소셜미디어 채널)을 유지할 것 (Gitlab과 관계있는 거라면 아무거나 좋음)
  6. 우리 팀이 폭넓게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Gitlab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것
  7. Gitlab 커뮤니티를 성장시키 위한 자발적 참여자들을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고용 및 훈련을 통해 DevRel 팀이 훌륭해지도록 만들어주는 것 : DevRel 팀은 다음의 역할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 “에반젤리스트 프로그램”의 관리자
    • “커미터 프로그램”의 관리자
    • “학생 프로그램”의 관리자
    • “오픈소스 프로그램”의 관리자
    • “커뮤니티 지지자”
    • 유저 콘텐츠 작가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기도 하고, 남의 행사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꾸준히 얼굴을 비쳐 우리 회사를 알리고 친숙하게 만들어줍니다.
퇴직하는 친구라면 냉큼 이직제안을 해보기도 합니다.

개발자를 발견하며 관계를 쌓는 것.
그 일이 DevRel 의 역할입니다.

두번째로는 “세일즈”가 있습니다.
자기 회사의 API나 SDK를 팝니다.
Data 를 가공해서 팔기도 합니다.
사실 팔릴만한 건 다 팝니다.

유료로 팔기도 하고, 무료로 팔기도 합니다.
맛보기로도 팔기도 하고, 벌크로 팔기도 한다.

누구한테 파는 걸까요?
개발자한테 팝니다.

이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쓸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서 유튜브도 찍고 Webinar도 합니다.
DevRel 은 개발자 세계의 영업이기도 합니다.

사장님, 영업맨한테는 팔지 않습니다.
설명해줘도 모릅니다.
모르니까 후속타가 없습니다.
개발자가 없으니 발전하지 않습니다.
발전하지 않으니 관심대상이 아닙니다.

제휴제안이나 협력제안도 합니다.
기타 등등
개발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지고
관계를 쌓아 소통채널을 열어놓는 것.
그게 DevRel 의 역할입니다.

관계, 일회성에서 지속형으로

(개발자들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눌 때 가장 친해진다.)

새로운 시대가 열립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못 따라가 가면 도태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초보 사장님에게 사물인터넷은 어렵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빅데이터는 인사이트가 없으면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많아도 눈뜬 장님입니다.

더구나 아예 개발자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개발자가 있어야 뭐라도 해볼 수 있을텐데.
설사 소개로 어떤 개발자를 만나도
정말 좋은 개발자인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플랫폼 사업을 하고 싶다면 더욱 난감합니다.
개발자를 고객으로 모아야 합니다.
그들이 내 제품을 사고 내 기능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할인 쿠폰으로 사람은 모아도
내 API로 앱을 만들어주진 않습니다.

일회성 마케팅으로는 의미있는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시관계”로 고객전략이 바뀝니다.
느슨한 연결로 상시관계를 맺어 놓는 것.
그 속에서 스킨쉽을 늘려 가는 것.
그게 중요해지게 됩니다.

Ecole42 : 커뮤니티, 기업을 만나다.

(에꼴42는 학생들의 모임을 “커뮤니티”라고 부른다.)

Ecole42는 학생그룹을 Community라고 부릅니다.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그런 뜻이죠.

학생들을 단순한 지식전달의 대상이 아니라 행동의 주체로 보는겁니다.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다른 편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리곤, 이 커뮤니티를 스타트업에서 전통적 기업까지 연결시켜줍니다.
더 큰 커뮤니티를 만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합니다.

취업한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와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기업을 끌고와 후원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죠.

즉, Ecole42는 공간적으로 “만남의 장”입니다.
학생들이 개발자와 만나고,
기업들이 학생들과 만나고,
개발자가 개발자를 만납니다.

다양한 계층의 여러 개발자 사회(커뮤니티)와 연결되는 것은
Ecole42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창의적인 기술적 화합들이 일어나거든요.
Ecole42가 스스로를 거대한 개발자 커뮤니티라고 부르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Ecole42에는 약 35명의 Bocal(스태프)가 있습니다.
이들은 자기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관계를 물어오는데 집중합니다.
기업의 실제 수요와 학생을 연결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죠.

소피 비제 교장은 말합니다.
“게임, 예술, 의학 등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다양합니다.
우리는 이런 학생들에게 실제 현업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노력합니다.”
기업들과 학생들이 만날 수 있도록 계속 자극하기도 합니다.
“기업들이 현장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이 그걸로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합니다.”

실무보다 중요한 이론은 없다.”
바로 Ecole42의 철학입니다.

Community Relations

Ecole42의 DevRel 은 기본적으로 Community Relations 라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단순한 채용행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개발자가 개발자를 채용하도록 유도합니다.
그게 화학적인 결합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보통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역을 “기수지역”이라고 합니다.
민물과 짠물이 혼합되어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죠.

Ecole42는 학교와 기업이 맞물려 있는 “기수지역”입니다.
Ecole42는 이 지역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도전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창업근육까지 강화시켜줍니다.
Recast.AI(프랑스) 의 CEO는 말합니다.

“제가 만나본 에꼴42의 학생들은 어떤 두려움도 없고, 무엇이든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학생들을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들죠.
두려움이 없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건 큰 행운이었습니다. ”

42Seoul 에도 1,000명의 예비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아직은 첫해라 모두 선발되진 못했습니다.
열심히 채우고 있습니다.
매년 500명이 취업, 창업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42Seoul의 DevRel은 이 친구들이
현실세계와 좀 더 어울릴 수 있도록 해주는
세상으로 열린 창구이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러기 위해 노력을 집중할 것입니다.

42학생들과 함께 해주십시요.

요약

42Seoul 학생들과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42Seoul 학생들이 궁금하다면,
42Seoul 학생들을 채용하고 싶다면,
42Seoul 학생들과 이야기해보고 싶다면

우리 회사가 스타트업이라도,
우리 회사가 작은 기업이라도,
우리 회사가 IT기업이 아니라도,
우리 회사가 교육기관이라도,
서슴없이 상의해주세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학생들이 사회로 나아가
좀 더 멋진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DevRel 연락처 : contact@innoaca.kr 
멘토단 연락처 : kimsubo@innoaca.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