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Rel이라는 직무를 아시나요? (DevOps 아닙니다😂)

Developer Relations의 약자이며 더 줄여서 DR이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명칭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 개발자와의 관계에 초점을 두는 직무입니다. 사내 개발자의 성장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등을 기획 및 제공하고, 사외 개발자를 대상으로는 기업의 개발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규모 있는 IT 기업에 있던 직무인데, 최근에는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직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으신 분은 학장님의 블로그 글을 참고해도 좋겠습니다. 🔗 DevRel 이란?

42서울에서 humans of 42 채널을 운영하는 등의 여러 경험을 통해 DevRel 포지션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개발을 소재로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을 ‘업’으로 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특히 사내외 개발자를 위해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실천해 내는 역동적인 모습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마음 속에 DevRel 포지션을 품은 채로 42서울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던 어느날, 모 기업의 채용 공고가 떴고 고민 없이 지원했습니다.

채용 과정은 총 네 단계로 이뤄졌습니다. 서류 전형 ➡️ 과제 전형 ➡️ 1차 면접 ➡️ 2차 면접 순입니다. 서류 전형은 자기소개, 직무 관련 경험에 대한 항목과 더불어 간단한 기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과제 전형은 본격적인 기획 과제였습니다(구체적인 과제 내용은 언급하기 어려워 이 정도로 소개하겠습니다). 1차 면접은 실무 면접, 2차 면접은 임원 면접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채용을 준비한 과정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특히 면접 준비 과정에서 느낀 점을 중점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모든 과정의 베이스, 직무 조사

지원 직무에 대한 조사는 어느 채용 과정에서나 중요하지만, DevRel 직무의 경우에는 더 섬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에 따라 DevRel 업무의 목적과 특징이 달라지는 까닭입니다. 직접 DevRel 활동을 살펴보며 그 특징을 찾아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일일지 고민해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실무자에게 물어보자

직무 공고를 확인한 뒤, 페이스북을 비롯한 DevRel 팀이 운영 중인 채널을 모두 구독했습니다. 멘토님께 DM을 드려 DevRel 포지션에 대해 몇가지 조언을 구했는데 ‘실무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이후 해당 포지션에 대한 Q&A 라이브 방송이 진행됐습니다. 직접 물어볼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해당 자리에서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습니다. ‘개발자들과 교류하는 입장에서 개발 지식이 어느 수준으로 필요한지’, ‘내부 개발자의 니즈는 어떤 방식으로 파악하는지’ 여쭈었고 담당자분들께서는 상세히 답변해주셨습니다.

실제 활동 샅샅이 살피기

우선 지원 기업의 DevRel 활동을 꼼꼼하게 살펴보려 했습니다. 지원 기업은 블로그, 유튜브, 책 등 채널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편이었습니다. 앞선 채널을 모두 살펴보았고 가장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채널인 유튜브의 경우에는 모든 콘텐츠를 시청했습니다. 해당 기업의 DevRel 담당자들이 참여한 외부 컨퍼런스 등도 챙겨보았습니다. 이처럼 활동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특징을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타 기업의 DevRel 활동도 조사했습니다. 무엇이 다른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례가 있는지 살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 목적이 달라보이는 IT 기업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은 자사의 클라우드 기술을 개발자나 예비 개발자(대학생 등)가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이 왜 발생하는지도 생각해보고 넘어갔습니다.

전형에 녹여내기

직무에 대해 조사한 내용은 전형 과정에 녹여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서류 전형에서는 DevRel 활동과 유사점이 있는 제 경험을 찾아내 담으려 했습니다. 과제 전형에서는 해당 기업의 DevRel 활동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콘텐츠를 시청했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1차 면접에서는 실제로 조사한 내용과 관련이 있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면접관님은 ‘다른 회사의 DevRel 직무를 찾아봤는지,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셨고 조사한 바를 바탕으로 답변했습니다.

면접의 Checklist

‘현재의 내가 1차 면접을 앞두고 있는 과거의 나에게 팁을 줄 수 있다면…‘ 가정하고 써보았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주로 멘토님들의 피드백이 바탕이 됐습니다. 1차 면접 이후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 모의 면접을 부탁드렸고, 멘토님들께서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주시고 아낌없이 피드백 해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개인의 경험에 바탕을 둔 내용이며, 면접관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임원 면접의 경우 임원의 스타일에 따라 질문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참고용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화상 면접의 태도 점검하기

최근에는 면접이 대부분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듯합니다. 저 또한 두 차례의 면접을 모두 화상 면접으로 치렀어요.

첫 면접에서 어려웠던 점은 ‘시선 처리’였습니다. 현장 면접이라면 면접관님의 눈을 맞추며 이야기했겠지만, 화상 면접으로 하니 어디를 봐야할지부터 모르겠더라고요. 화상 면접은 화면 또는 카메라를 응시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2차 면접에서는 화면 속 면접관님을 응시했습니다.

또 놓치고 있었던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메모’입니다. 면접관님의 질문을 잊지 않게 기록할 목적으로 메모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행동이 화면 밖에서 이뤄지다보니, 모의면접에 참여해주신 멘토님께서 ‘자료를 참고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메모가 필요하다면 먼저 ‘메모를 해도 되는지’ 문의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긴장하다보니 표정이 살짝 굳어있었는데, 어느정도 미소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면에 크게 띄지 않을 정도로 손 제스쳐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이밖에 아무것도 없는 배경으로 책상을 재배치했고, 노트북의 높이, 인터넷 연결 상태, 조명 등을 점검했습니다.

✔️ ‘말하기 방식’ 파악하기

면접 복기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지’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1차 면접이 끝난 뒤 ‘아 이거 이야기할 걸…’ 싶은 질문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왜 이런 아쉬움이 생겼을까 고민해보니, 괜시리 조급한 마음에 ‘주장’만 덜렁 이야기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음 면접에서는 ‘두괄식으로 이야기하기 – 사례나 근거 들기 – 가능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덧붙이기’와 같은 흐름으로 말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모의 면접에서의 피드백도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긴장하거나 신날 때 ‘빠르게’ 말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번에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동일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2차 면접에서는 ‘천천히’라고 포스트잇에 적어서 모니터에 붙여놨어요. 그렇지만 긴장감 맥스 찍은 저는 그 포스트잇을 한번도 보지 않았고 역시나 빠르게 말한 듯합니다🤦‍♀️ 이제야 드는 생각이지만 우황청심환을 먹어서 긴장감을 낮추는 것도 괜찮았겠어요.

✔️ 미래를 그려보기

과거의 저에게 딱 한가지의 팁을 전할 수 있다면 이걸 꼽겠습니다. 1차 면접을 앞두고 했던 준비는 ‘과거’와 ‘현재’에 치우쳐 있었던 듯합니다. 과거에 한 선택을 설명하려 했고, 이 시점에서 펼칠 수 있는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5년 뒤 이 직무에서 이루고 싶은 것, 장기적인 목표’ 등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니 매우 당황했습니다. 일반적이고 뻔한 답변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어요.

‘미래’를 조금 더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2차 면접을 앞두고서는 해볼 수 있는 커리어적 방향성을 계속해서 상상했습니다. 제 자신과 회사 모두가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을 정리해뒀습니다.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액션 아이템도 생각해두었어요. 면접자의 입장에서는 구체적으로 미래를 그려본다는 게 ‘너무 김칫국 마시는 거 아냐’ 생각이 들 수 있어도, 면접장에서 이 회사에 대한 의지와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념을 이야기하기

‘정답을 이야기하려고해 개성이 없다.’ 가장 자주 받은 피드백입니다. 특히 우발적인 질문에는 제 생각을 이야기했지만, 예상 질문에는 뻔한 답을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탈피하기 위해 ‘회사에 핏하는 지원자로 보여지기’보다는 ‘나대로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사측에서 그 핏이 맞는지 확인한다’는 태도로 접근하려 했습니다. 아, 면접 유튜브는 적당히 보세요 😂 전 시간만 나면 그걸 봤더니, 어느새 그 틀에 맞춰 답하게 되더라고요…하하…

💬 그 밖의 다양한 피드백

• ‘말씀하신 것이 맞습니다’ 등으로 공감하며 이야기 해보세요. 상대방에게도 호감을 줄 수 있고 답변을 생각할 시간도 벌 수 있어요.
• 자기소개를 유창하게 할 경우 ‘준비해온 느낌’이 너무 들 수 있어요. 대화하듯 말하는 것이 더 받아들이기 좋습니다. 중간 중간 생각하면서 이야기하세요.
• ‘회사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인드셋을 갖춰야 합니다. 나의 성장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흐름으로 이야기하면 좋습니다.
• 자신감을 갖되 오만해서는 안됩니다.
• 신입이 업무를 ‘잘 아는 것처럼’ 말해도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 자기소개서에서 특정 강점을 강하게 어필했다면, 면접에서는 다른 점을 강조해도 좋습니다.
• 더 할 이야기를 묻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면 굳이 짜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충분히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 등으로 답변해도 좋습니다.
• 마지막 질문으로 추천하신 것들 (* 면접관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 갈릴 수 있음)
  • 회사의 향후 업무 방향에 대한 고민을 담은 질문
  • 면접관에 대한 존경심을 표할 수 있는 질문

마치며

전형 준비과정에서 배운 점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런 점들을 면접과정에서 다 발휘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긴장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이번에 알았어요😂 면접 직후 느낌을 저는 이렇게 적어뒀었네요.

그럼에도 감사하게도 지금까지의 전형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앞으로도 몇가지의 절차가 남아있는데, 이 또한 별 탈 없이 통과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전형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DevRel을 꿈꾸는 분이라면 42서울은 더없이 좋은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것입니다. 1000여명에 이르는 개발 커뮤니티에서 재밌는 일을 언제든지 벌일 수 있으니까요! DevRel에 관심이 있다면 이곳에서 사부작 사부작 작당해보세요 😀

마지막으로 모의면접에서 받았던 질문을 공유합니다. 실제로 1, 2차 면접에서 나왔던 질문과 유사도가 매우 높습니다. 임원 면접을 가정하고 진행된 모의 면접이어서 ‘태도’ 관련 질문이 많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대부분의 질문이 DevRel 이라는 키워드를 자신이 지원하신 직무로 바꿔도 무방하니, 임원 면접을 앞둔 분들이 활용하시면 좋을 듯합니다!